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보고 듣고 생각한다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생각과 똥을 싸는 글

잘놀고잘먹고잘살자 2023. 6. 16. 01:44

사진첩에서 옛날 사진을 정리하다가,

캡쳐했던 어떤 사진을 봤다.

 

'일기장' 을 공유하는 어떤 어플에서,

어떤 사람(본인은 애 둘 키우는 싱글맘이라고 함)의 일기를 캡쳐했던 것이다.

 

 

국민임대주택에 살고 있지만 빨리 벗어 나고 싶다.
이곳에는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산다.
면접없이 서류로만 뽑기 때문에 치매, 알콜중독, 정신 복합 장애, 도둑이 너무 많다.

2019년 7월 12일. 내 사는 동네에서.

 

문득 지금 이사람은 그곳을 벗어났을까 궁금해졌다.

 

이 일기를 썼던 사람도, 국민임대주택에 살고싶어서 사는건 아닐것이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사정이 있어서 들어가 살고 있는거겠지.

 

정부 국토부에 정책에 의해 LH가 제공해주는 임대주택.

저렴한 임대료.

보증금 떼일 걱정없는 안전함.

넉넉한(?) 임대 기간. 갱신할 때 임대료 상승폭도 낮단다.

매혹적일 수 있다.

 

그 안에서도 내집마련 플랜을 짜야한다.

내집마련을 위해 악착같아 지지 않는다면,

그 안에 들어가 안주해 버린다면,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2023년 6월 현재.
저 일기가 쓰여진 2019년 7월에 나는 어디서 뭘하며 살고 있었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2018년에 내 명의로 구입한 아파트에 살면서 시청에 여러가지 민원을 넣고 있었다.

 

집주변 가로등 정비 및 LED로 교체
집주변 기존 공원 노후시설 정비
집주변 신규 공원부지 발굴 후 개발
집주변 불합리한 교통신호 체계정비
집주변 훼손된 도로 정비
집주변 하천 정비
집주변 인도 정비
집주변  도로 신규개설
집주변 지하철 조기착공
집주변 지하철 입구 이전 반대

따위의 민원들.

'아파트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한 주거 만족도 향상' 이라는 좋은 명목으로 말이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아파트 가격이 올랐으면 좋겠어서 한거다.

내 시간울 들여 저렇게 까지 한데는 '돈' 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눈뜨면 회사 출근하고, 밤10시에 퇴근해서 집에오면 씻고 자기 바쁜 나에게는 저런 집주변 인프라를 누릴 시간이 없었다. 주거만족도 향상은 둘째문제였다.

 

무튼 그 결과 살던 아파트 주변환경이 하나둘 개선되어 살기 좋아지긴 했었다.

물론 나혼자만의 민원은 아니었다.

아파트 주민들과 오픈카톡방 안에서 서로 민원내용을 공유하며 단체민원을 넣은 결과였다.

 

누렇고 어둡던 가로등이 하얀 LED가로등으로 바뀌고,

아파트 입구까지의 아스팔트가 재포장 됐으며,

깨진 보도블럭투성이던 인도가 새롭게 깔렸고,

집앞 공원의 깨져서 해지면 어둡던 조명이 보수되어 걷고싶은 공원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집앞에 신설되는 지하철역의 출입구 4개가 있는데,

그걸 저 멀리 횡단보도 2개 건너 떨어진 어떤 아파트가, 자기네 쪽으로 입구 2개 옮겨달라고 민원을 하도 넣는 바람에,

그 민원을 '반대' 하는 민원을 동네주민들을 선동해서 단체로 폭탄처럼 던지기도 했었다.

결국 입구는 원래계획이었던 우리아파트 앞에 4개 생기는걸로 시청의 확답을 받아냈다.

물론 공사 시작되기 전까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사람일이란게 그렇다.

 

또한 집앞 지하철 출입구까지를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건설 민원은 2019년부터 넣었지만, 2021년까지도 검토 및 진행중이었고, 2023년 현재는 공사계획이 세워진 뒤 시공사를 선정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 아파트를 팔았다.

그래서 자세한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 않아 잘 모른다.

 

무튼 그덕인지,

아니면 정부 부동산정책이 20차례가 넘는 똥볼을 차댄 덕분인지,

내가 구매했던 가격의 2배 가격으로.

 

그리고 조금 더 신축아파트를 다시 샀다.

물론 대출은 더 받았다. 

잘한 결정은 아닌것 같다.

 

2016년.

나는 내돈 2억정도를 보증금으로 넣고 24평짜리 작은 오피스텔 전세에 살고있었다.

그돈이 아까웠다.

 

그래서 나도 국민임대주택에 살고싶단 생각을 했었다.

임대료가 저렴하니깐.

그러나 소득이 자격요건 커트라인을 훨씬 초과하여, 국민임대주택은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주변 중소기업을 다니거나, 프리랜서인 지인들은 국민임대주택을 신청했고, 번호표를 받아 어느정도 대기 기간을 거쳐 들어갔다.

 

나는 결국, 남의집 세들어 사는게 불안하여 내 집을 샀다.

그리고 3년만에 집값이 미쳐버렸다.

국민임대주택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저 일기글 작성자는 본인 바램대로 그곳을 벗어났길.

집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